Koo Minseo

구민서

miathemusik@gmail.com
@minseokooooo / @mseod_yaho






평안해 보이는 얼굴 뒤에는 항상 소란스러운 마음이 있다. 끊임없이 불어나는 이 소란함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. 어떻게 생겨먹은 세상에서 자라나길래 이렇게 생겨먹은 걸까.
저마다의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작은 세상이 있다.
좁은 틈을 비집어 엿본 그곳은, 사방이 꽁꽁 막혀있어 작은 점 하나에도 크게 메아리친다. 

살랑이는 강아지풀 동산
눈알들이 퐁당거리는 웅덩이
방울방울 터지는 욕망의 젤리들
행운을 가져다줄 거라는 믿음의 노래
개미들이 파고들어 삭아버린 집 한 채
가는 한숨이 회오리치는 폭풍의 언덕
자극을 받아먹고 점점 커지는 피뢰침
바람에 딸랑이는 불안의 풍경
대충 쌓아 올린 후회의 모래성
다시 마음을 누르는 조약돌
며칠 전 배운 Putain
전하지 못한 말들
눅눅해진 말들
묵어버린 말들





가끔 그 세상의 작은 틈으로 삐져나온 소란함과 마주할 때면 나는 너무 낯설다.





<메아리 정원>, 2023, 캔버스에 유채, 70 × 100 cm
<메아리 정원>, 2023, 종이에 모노타입, 60 × 90 cm
<메아리 정원>, 2023, 종이에 모노타입, 60 × 90 cm