Cho Min

조민

minny968@naver.com
@min._cho






일상에 규칙이 많은 나는 특정 행동의 순서를 반복한다. 옷을 입을 때에도 작업을 할 때에도, 하물며 양치질을 할 때에도 닦는 순서가 정해져 있다. 이렇게 일상 속 행동이 루틴으로 알게 모르게 굳어진다.

루틴은 때때로 강박이 되곤 한다. 전처럼 완벽하게 해낼 자신이 없어 좋아하던 걸 한순간에 그만둘 때도 더러 있었다. 좋아하던 러닝을 잠시간 멈췄을 때처럼, 휴학 중에 그림 한 점 그리지 않은 것처럼.

올해 나는 나의 규칙이자 강박을 인식한다. 편식을 작업으로 풀어내며 싫어하던 음식도 마냥 찌푸리고 바라보지 않게 된다. 그렇게 평생을 찾지 않을 거 같던 회도 먹어보고, 채소도 반찬으로 곁들여 먹어본다. 그렇게 내 규칙에 변형을 주며, 변주하는 루틴을 만들어본다. 나를 나답게 하는 몇몇 강박은 품어둔 채.

이러한 모든 순간을 그림으로 담아낸다. 
오늘도 어김없이 콩밥에서 콩 건져내는 하루임에도.





<콩밥서 콩 건져내듯>, 2023, 석고즈리에 아크릴, 10 × 8 × 1.5cm
<알러지가 있는 건 아니고>, 2023, 석고즈리에 아크릴, 48 × 48 × 3 cm